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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의 숙박

 

  •  숙 박

유럽 여행을 할 땐 호텔 벽면에 별 표시가 붙어 있어서 대강의 숙박료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인도에선 쉽지 않았다. 또한 별 2-3개 정도 붙는 호텔의 경우는 시설은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선입견 때문에 잘 찾아가지 못하기도 한 게 사실이다. 또 싸구려 여인숙의 경우 시설이 어떻다는 이야기를 이미 들은 게 있어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는 달리 겨울 북인도의 호텔잡기는 매우 쉬웠다.

인도의 호텔에서 생각해야 할 것은 인도는 더운 나라이고, 지방도시의 경우 전기가 잘 공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겨울 북인도의 밤은 무시못할 정도로 춥기 때문에 이같은 사실을 잘 생각하고 숙박업소를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약간의 발품을 판다면 싸고 좋은 호텔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아래는 호텔 결정시 생각해야 할 일들이다.

1. 숙박요금은 꼭 방을 보고나서 결정한다. 겉모양과 시설에 비해 방이 지저분한 경우도 있다. 반대로 겉모양이 허름해도 방이 깨끗하고 더운물도 잘 나오는 경우가 있다. 요금지불 전에 꼭 방을 보고, 이불은 충분한지, 더운물은 나오는지, 자가발전시설이 있는지 알아보고 결정한다. 아그라와 바라나시,무수리 등에서는 정전이 잦아 집집마다 자가발전기 돌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더운물은 겨울 북인도여행의 필수요건이겠는데, 매연이 짙고, 안개까지 겹쳐 옷과 몸이 새카매지져서 목욕을 꼭 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뭐, 일반적인 인도인처럼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2. 싼 호텔은 버스정류장 부근이나 역 부근에 모여 있다. 이런 곳은 교통은 편리하지만 주변환경이 시끄럽고 매연이 짙기 때문에 요금도 싸다. 하루 이틀 머물거라면 이런 곳도 좋다.

3. 릭샤 왈라가 계속 따라 붙을 때는 여행정보서 등에 나와있는 호텔 하나 정도를 기억해 뒀다가 거기에 예약되어 있다고 하여 넘어가자. 릭샤왈라들은 여행자를 호텔에 알선해주고 수고비를 받기 때문에 이들을 따라가면 요금을 더 지불하게 된다.

4. 저녁에 역에 도착했다면 역의 리타이어링 룸을 꼭 알아보자. 이 리타이어링 룸은 매우 인기가 좋아 구하기가 힘들지만, 겨울엔 여행자가 적기 때문에 우리가 갔던 역에서는 꼭 빈방이 남아 있었다. 특히 밤에 도착했다면 리타이어링 룸의 도미토리 방을 구하자. 값도 싸고 매일 시트를 갈기 때문에 깨끗하며, 공동이지만 샤워실, 화장실도 깨끗하다.

5. 호텔의 요금은 정가제로 깎기가 힘들지만, 겨울 여행이라면 여행자가 적어 흥정해 볼 만하다. 또한 관광지의 경우 비수기에는 요금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 까지 깎아준다.

6. 게스트 하우스에 들어갈 경우 현금이나 귀중품은 되도록 방에 두지 말아야 한다. 그리 잦은 일은 아니지만, 문을 열고 들어와서 가져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내 경우엔 이런 적이 전혀 없었다. 여행안내서엔 자물쇠를 따로 잠가라고 되어 있지만, 호텔 주인을 못 믿는 것 같아 미안하여 현금,귀중품만 몸에지니고 그냥 두었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다.)

7. 체크아웃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보통 호텔의 체크아웃은 12시인데, 호텔에 따라서는 24시간제도 있다. 만약 별 말없이 체크아웃이 12시를 넘기면 숙박비 추가 문제로 시비가 붙을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 경우엔 늦을 것 같으면 들어갈 때부터 15시에 체크아웃 해도 되겠는가? 한뒤 OK사인을 받고 늦거나, 체크아웃뒤 집을 Keep 할 수 있는지 물어 봐서 곤란한 사정은 피했다.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가 체크아웃 뒤 무료로 짐을 맡아 준다. 어떤 경우는 아침 일찍 들어가게 되어서 12시 체크아웃 문제가 없겠는지 걱정 했지만, 물어보니 일단 올라갔다가 12시 이후에 체크인을 하랜다. 친절도 하지.
밤차를 탔다가 호텔에 아침일찍 들어가면 2박을 하는 느낌이다. 아침에 자고 저녁에 또 자고.
체크아웃 관련 문제에 대한 철칙은  "일단 카운터와 대화를 하라" 하는 것이다.

호텔의 종류

  • 도미토리 형식
    주 정부 관광국 직영의 호텔에는 대개 도미토리 형식의 방이 있다. 한 방에 침대가 6-10개로 많고 욕실과 화장실이 공동이지만 요금이 무척 싸다. 또한 관리인이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여러 여행자들과 정보도 교환할 수 있어 배낭여행에 유리하다.
    역의 리타이어링 룸도 이 도미토리 형식의 방이 있다. 여기 묵는 인도인은 대부분 점잖은 분들이고 학식도 높아 이야기하기에도 참 좋다. 숙박료는 1인당 50Rs 정도이다. 참고로 역의 리타이어링 룸 중 독실(더블)은 200-450Rs 사이에서 결정된다.
  • 게스트 하우스 (또는 로지 Lodge)
    우리나라의 장급 여관에 해당되는 급의 호텔이지만 시설은 우리나라보다 못하다. 여행자들이 많이 묵는 형식의 호텔인데, 요금표가 안 붙어 있는 곳도 많아 요금을 흥정해 볼 수 있다. 이런 곳은 제법 깨끗한데 경우에 따라 추가 이불이나 온수 사용에 수수료가 붙는 경우도 있으니 알아 보아야 한다.
    숙박료는 시설에 따라 다르지만, 더블에 화장실, 욕실 포함, 온수사용가능한 방이 120Rs에서 300Rs사이 이고 욕실이 딸리지 않는 방은 100Rs 이하도 있다. 생각하기 따라서는 도미토리보다 좋을 수도 있겠다.
  • 중급 호텔
    우리나라의 관광호텔급의 호텔이다. 제법 넓은 로비와 온수가 잘나오는 욕실이 딸려 있어 편리했다. 관광지에서는 주로 이런 호텔에 묵었는데, 비수기여서 200Rs-350Rs 정도의 싼 값에 묵을 수 있었다. ( 원래는 700 - 1000Rs)
  • 다람샬라
    유난히 수행자나 순례자가 많은 인도에는 이 다람샬라라는 순례자용 숙박시설이 있다. 사원이나 공공 단체가 운영하며 원칙적으로 무료이다. 하지만 그 종교의 순례자라는 인정을 받아야 하고, 약간의 보시(20-50Rs)를 하는 경우도 있다. 펀잡 주 암릿차르에 있는 시크교 성지 골든 템플의 다람샬라는 모든 여행자를 받아주며 검소하지만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호텔 시설 가운데 재미있는 것은 화장실에 휴지통이 없다는 것이었다. 원래 인도식 풍습은 화장지를 쓰지 않는다. 똥을 누고 난 뒤 옆에 있는 물그릇에 물을 받아 손으로 뒤를 닦는다. 다수의 인도인들은 똥을 더럽게 생각하지 않으며 거리에서도 각종 동물과 사람의 똥이 있더라도 태연히 맨발로 잘 걸어다닌다. 반야심경에서 설하는 바 더러워짐도 없고 깨끗함도 없다는 말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다. 사실 똥은 더러운 것이 아니지만 우리는 너무나 더럽게 생각하지 않는가?

각 도시에서 묵었던 호텔의 자세한 내용이나 추천하는 호텔은 각 도시 부분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옆 사진은 무수리의 중급호텔-TV가 있으면 대단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