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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모로코 페스
보통 말하는 페스의 옛도시는 Fes-elBALI 인데 신시가지와 옛 도시 사이엔 구시가에 해당되는 Fes-elJDID가 있다. Fes-elBALI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미로와 같이 연결된 거주지이자 상업지구이며 Fes-elJDID는 왕궁을 끼고 형성된 성내도시이자 큰 시장이 있는 곳이다. 그러니까 페스는 신시가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상업지구라고 해도 될 만큼 시장이 많은 격이다. 숙소가 있는 Fes-elJDID에서는 오후가 되니 어디에서 몰려들었는지 엄청난 사람들이 시장에 몰려들어 제대로 앞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뭔가 활발하게 거래된다는 뜻이겠지. 구시가지 Fes-elBALI는 어쩐지 투어리스트를 위한 쇼핑센터 같은 분위기였다.



아침에 숙소에서 나와 시장을 거닐어 보니 상당히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져 온다. 아프리카와 아랍풍이 섞여진 흥겨운 리듬의 음악이 거리에 넘쳐나고, 사람과 차들이 마구 섞여 어지럽게 길을 지나는 모습에 마치 스타워즈의 스승 요다가 입었던 것 같은 뾰족 모자가 달린 짙은 색 망또를 두르고 다니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있다. 론리플래닛의 페스 지역 소개에 보면 Tuareg 족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이들은 스타워즈에 나오는 사막의 전사들과 꼭 같은 복장이다. 아마도 조지루카스는 북아프리카 여러 민족들의 복장을 스타워즈의 코스튬 기본으로 삼았던 것 같다. 이런 복장을 하나 사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그 자체로 코스튬 플레이가 아닐지.
아침에 요시츠씨네랑은 일단 따로 움직이기로 하고 페스 구시가지를 향해 출발했는데 처음부터 위치감을 못잡아 이상한 마을로 갈 뻔 한 것을 길 가던 분에게 길을 물어 제대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도로에 길 이름이 잘 표시되어 있을 때는 론리플래닛 지도가 쓸 만하지만 이곳은 길 이름이 잘 표시되어 있긴 해도 "아랍어"다. 론리플래닛의 지도가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 요시츠 씨는 일본에서 나온 모로코 가이드북을 가지고 계셨는데 내가 가진 론리플래닛이 처량해 질 정도로 꼼꼼해서 많이 부러웠다.

물어물어 페스 구시가지에 진입했지만 론리에 나온 박물관, 대학, 모스크등등을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그저 엄청나게 펼쳐진 시장 가판이 가득한 복잡한 미로를 헤매다가 지치기도 하고 덥기도 해서 도로 나온 것이 다다. 시가지가 생각과는 달리 비탈진 언덕에 형성되어 있어 무작정 내려가기도 좀 그렇고 해서 사이사이길을 감돌다 보니 아까 왔었던 길이 나오고 하는 일의 반복인데 호객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응대하기도 힘들 정도다. 대부분 곤니찌와 라고 말을 걸어오는 걸로 봐서 이곳에 오는 아시아인들의 대다수가 일본인인 것 같다. 한 가지 이상한 건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하면 대뜸 '천천히' 라고 말을 해 주는 사람이 몇 있는데 왜일까? 그 사람이 배운 최초의 한국어가 천천히~ 라니.
천년의 고도라는 페스. 하지만 사전 지식이 없이 찾아간 얼치기 여행자에겐 복잡한 골목만이 기억되는 곳. 그에 대해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
페스Fes (모로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