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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04 김포에서 울란바타르로  [Photo's Here]

 

어제 하루 종일 열심히 청소를 하고 짐을 챙겼다. 잦은 비로 집안이 습기와 먼지가 합쳐져서 치우기가 쉽지 않다. 올 여름의 끊임없이 퍼붓는 비는 제습기를 틀어도 꿉꿉하고 엄청 덥다. 물 먹는 하마를 12개나 곳곳에 넣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쓰레기를 모두 모으고 김초밥, 샌드위치, 쿠키를 챙긴다, 남은 먹거리를 모두 털어 엄마에게 보내기 위해 담는다. 엄마 집에서 해안이와 헤어지고 인사를 드린 후 출발. 개화산역에서 갈아타고 김포공항 국제선. 무척 허름하고 작다. 옛날 공항의 모습 그대로여서 구경할 것도 별로 없다.

지루하게 기다려 중화항공을 탔다. 자리가 앞, 뒤로 나뉘었지만 금방 바꿨다. 기내식은 맛없는 피자 한쪽. 약간 졸다 보니 베이징. 그새 많이 변했다. 공항이 인천공항을 모방한 듯하다. 면세점이 많아도 잡다한 물건들 중 살만한 것은 없다. 쉴 곳이 마땅치 않아 보여 어찌 시간을 보내나 했는데 긴 카우치 의자가 10여개 놓인 편한 장소를 찾았다.

잠을 잤다. 잘 쉬기는 했는데 냉방이 추워 코가 맹맹하다. 4시간을 머물고 울란바타르행 비행기를 탄다. 자리는 만석이고 떨어져 있었지만 쉽게 바꿨다. 종이 씹는 질감의 샌드위치를 주어서 실망이다. 아까워도 기내식 먹는 역사상 처음으로 남길 수밖에 없는 맛이었다. 하늘 위로 비행기가 날아오르는 순간이 늘 가장 좋다. 꿈같은 구름 풍경과 점차 삭막하게 변화되어 가는 산천들. 보이는 모든 것이 척박하다.

졸다가 울란바타르에 도착. 작고 한산한 공항이다. 짐 나오는 곳도 작다. 짐을 들고 환전할 은행을 찾는다. 몽골 아저씨 한 분이 2층으로 안내해 주며 따라온다. 15달러면 가겠다고 한다. 결국 15,000TG에 흥정하여 간다.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주인이라는데 손님잡기에 실패하고 돌아가는 중. 시내는 버스도 많고 몹시 밀린다. 한산했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매연이 심하고 정신이 없다. UB를 잘 안다고 해서 금방 왔다. 건물도 많이 지어 어지럽도록 복잡하다. 주인이 7시 이전에 도착하라고 했는데 겨우 맞춰 왔다. 주인은 여전히 씩씩하고 더 젊어졌다. 8년 전의 나를 기억하지는 못한다. 돈도 많이 벌었다고 한다. 운 좋게도 내일 흡수굴로 떠나는 팀과 연결되었다. 홍콩인 2명과 한국인 2명과 우리까지 6명이다. 이들과 8박 9일을 함께 보낸다. 1일 40달러니까 둘이 총 640 달러이다. 숙소와 먹거리가 다 포함된 여행이라 꽤 합리적인 가격이다. 역시 UB가 좋다.

환전 200달러를 더하고 수흐바타르 광장에 간다. 주변에 건물이 많이 올라간다. 걸어서 예전에 와서 처음 음식을 사 먹었던 곳인 북쪽으로 갔다. 슈퍼에서 맥주와 음료를 사고 식당에 갔다. 시간이 늦어서 간단사원을 보는 것은 미룬다. 예전과는 달리 사람들의 옷차림이 퍽 세련되어 졌고 음식을 시킬 때 사진이 들어있어 편하다. 양고기, 소불고기, 버섯덮밥, 소고기샐러드, 커피, 스프, 만두 등을 잔뜩 시켜도 13,000TG 정도이다. 푸짐한 음식을 시키고 나서야 남편은 여행 온 느낌이 든다고 한다. 결국 너무 많은 양이 남아 싸가야 했다. 슈퍼에서 산 검붉은 빛의 자두도 아주 맛있다. 보드카와 물을 더 사고 숙소에 온다.

 

내일 출발할 투어 팀의 한국 분들과 나이키 회사에 다닌다는 같은 방 총각, 군포에서 주인아저씨 일 도와주러 온 청년과 함께 보드카에 우리가 싸온 음식으로 술판을 벌였다. 같은 팀이 될 한국 사람들은 초등 샘들로 평택에서 온 전교조 선생님들이다. 이 두 분은 고비투어를 700불이나 주고 캠핑여행을 했단다. 남은 음식은 아르메니아에서 온 젊은이들과 홍콩부부가 먹었다. 11시가 되어 해산한 후 샤워하고 나니 12시가 넘었다. 내일 8시 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