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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05 흡수골 투어 1일. 하라호름으로 간다  [Photo's Here]

 

아침 5시 넘어 일어난다. 역시 GH에서는 일단 일찍 화장실에 가야 한다. 밤에는 덥고 모기가 돌아다녀서 늦게야 잠이 들었다. 새벽에는 추웠다. 7시에 빵과 잼, 초코 스프레드와 커피를 먹었다. 투박하고 둥근 몽골 빵은 맛있다. 아침 8시에 출발한다더니 홍콩인 부부가 8시 반에 나와 결국 9시에 출발한다. 몽골의 중앙부를 여행하기는 처음이다. 넓은 초원이 굽이굽이 펼쳐진다. 테를지처럼 예쁘지는 않지만 작은 꽃들이 보이고 이곳 특유의 허브냄새 나는 인상적인 벌판은 여전하다. 몽골에 다시 왔다!

슈퍼에 잠깐 들러 마실 물, 술, 휴지 등을 사고 포장도로를 달린다. 70km정도는 낸다. 중앙부에 이렇게 포장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을 줄은 몰랐다. 맨 앞에 기사님과 가이드 바타, 중간 라인에 홍콩부부(아내는 중학교 영어교사, 남편은 컴퓨터 관련 공무원)와 남편, 뒷자리에 박정운 샘과 심은보 샘, 내가 앉는다. 차내는 빠끔히 열리는 창이라 바람이 거의 없어 덥다.

12시 경에 길가 식당에서 양고기, 밥, 양배추, 당근을 곁들인 점심을 먹었다. 샘들이 고기를 잘 안 드시고 심샘은 특히 비위에 맞지 않는다고 많이 남기셔서 우리가 먹었다. 신선해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의 고기다. 남편은 여행 내내 먹어 볼 수 있는 최상의 고기라고 좋아했다.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자유롭게 자란 제대로 된 녀석들이다.

 

들판에는 재두루미처럼 생긴 새도 보이고 작은 동물들이 돌아 다닌다. 크지 않은 낮은 모래 언덕에 도착했다. 초원에 갑자기 나타난 이 지형에는 낙타들을 몰고 와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해발 2,000m라서 꽤 쌀쌀하고 바람이 많이 분다. 민들레며 모든 식물들이 땅에 기어가듯 바짝 붙어 자란다. 바타는 광산엔지니어 관련 전공의 20살 울란바타르대 학생. 이곳에서는 명문대 인가학과란다. 낙타는 구경만 하고 유난히 작은 두꺼비, 손톱만한 민들레 등을 관찰했다.

오후에 카라코롬 박물관에 도착할 때까지 모두 졸다가 얘기하다 시간을 보냈다. 주로 자는 편이다. 박물관은 일본인들의 후원으로 멋지게 만들어지고 있다. 심지어 수세식 화장실도 있다! 정식 직원이 영어로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구석기 시대부터 이 지역에서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설명과 유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흉노, 돌궐, 칭기즈칸의 시대까지.

 

카라코롬은 거대한 국제도시였다. 불교, 이슬람, 기독교 사원이 있었고 마을도 중국식, 이슬람식이 따로 있었다. 13C에 만들어져서 15C에는 헐어진 유적을 이용하여 불교사원을 지었다. 전체 외부의 모습은 퍽 근사하지만 내부의 절은 많이 낡아 보인다.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 덜 여문 잣을 파는 아이들이 보인다. 기사아저씨가 한 알 줘서 먹었는데 우유 맛이 난다.

저녁은 인근 겔 숙소에 간다. 안에 침대 여섯 개가 있다. 식사로 야채 보츠(만두)를 만들어 준다. 양이 작아 더 만들어 달래서 먹고도 북엇국, 홍콩 부부가 사온 컵라면을 다 먹고 보드카까지 마신다. 엄청난 양을 먹었다. 어둑해 질 때까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눈다. 서로 마음이 참 잘 맞는다. 같이 산책을 나가서 언덕 위까지 걸어 올라간다. 우리 뒤로 해는 저물면서 불타는 하늘을 만들고, 갈 수 있을 듯 보였던 언덕 위는 오를수록 더 멀리 길이 펼쳐져 있다. 길은 계속 이어진다. 더 가기를 포기하고 희미한 길의 흔적을 따라 다시 걸어 내려온다. 홍콩 부부는 중학교 동창 사이란다. 들어와 커피를 마시며 홍콩, 중국, 북한, 한국,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심각하게 나눈다. 이 부부는 우리와 생각이 비슷하다. 몽골 여행 후 북한을 여행할 예정이라 더 얘기가 많아진다. 벌써 12시. 내일은 7에 시에 일어나 8시에 떠난다. 음식을 더 보충하여 사야하고 아침에 라면과 밥을 먹으려고 한다. 샘들이 캠핑하고 남은 음식들을 가져 와서 도움이 된다. 우리 팀의 구성이 아주 좋아 벌써 오래 같이 다닌 듯 화기애애하여 재밌는 여행이 될 듯하다. 모두 낮에 충분히 자서 쉽게 잠을 잘 수 있을까 싶다.

* 지출 : 슈퍼 14,000T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