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홈 :: 2014 네팔

1.12(월) 포카라

  • 오늘의 일정!
    포탈라식당 - 윈드폴 주변 - 마핸드라 뿔

게바라 :  아침 7시에 일어나 옷을 빨았다. 맡기려고 했던 바지 두개도 얼결에 욕조 바닥에 놓고 빨아 버려서 남편에게 한마디 들었다. 스틱도 새로 좋은 걸 사 준다고 해서 내가 '초록이'라고 이름도 붙여주고 정들었는데 바꾸기 싫다고 했었다. 숙소 정하는 문제와 바지까지 3단계로 어긋나게 했기 때문에 잔소리를 들었다. 햇볕 좋은 옥상에 잘 널고 머리를 감은 후 9시에 나가서 자전거를 빌렸다.

오늘 번다라서 400 짜리 자전거를 600에 부른다. 흥정하여 깎아서 500에 빌렸다. 아래 쪽으로 식사할 곳을 찾아 굽이굽이 골목을 헤메고 다닌다. 맑은 날이라 산들이 멋지게 펼쳐진다. 귤을 사고 깜산이 소개해 준 포탈라 티벳 식당을 최종 선택했다. 번다라서 'close'라고 걸려 있지만 베란다 있는 스님 비슷한 분에게 먹는 시늉을 하니 들어 오라고 한다. 스님인 줄 알았는데 주인이었다. 버프 툭파 와 버프 모모를 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모모는 추가로 주문하여 순식간에 두 접시를 비웠다. 질기고도 깊은 맛이 나고 쭐깃하다. 자전거를 타기에는 무리인 날이다. 다리가 몹시 아프다. 독일 빵집에서 빵을 사는데도 뒤쪽에 안보이는 곳에 가서 먹으라고 한다. 가게는 모두 문을 닫았다.

다시 숙소에 와서 빵과 귤을 먹고 쉬다가 빨래를 걷어 정리 하고 1시에 나갔다. 번다라 차가 없이 길이 휑할 때 열심히 자전거를 타야 한다. 강변을 따라 윈드 폴 윗쪽으로 가려다가 길이 안 좋아서 다시 돌아오는 길에 호수 전망의 작은 식당에 들어갔다. 허니 진저 레몬 티 빅팟이 100 밖에 안 한다! 물가가 훨씬 싸다. 생선칩을 시켰는데도 1시간 걸려서야 나왔다. 고기를 잡으러 페와호수에 간 줄 알았다. 손님이 우리 밖에 없는데도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린다. 깜산이 한 말이 기억난다. 한번은 음식을 주문해서 2시간 만에 나왔다고 한다. 장 보러 가는 일부터 시작을 하더란다. 그래도 그 집 딸이 예뻐서 이야기하면서 기다렸다나? 멸치 모양 정도의 작은 생선을 튀겨 줄줄 알았는데 연어 맛의 거대한 생선 한 토막이 감자 칩과 나온다. 생선의 맛도 고소하니 매우 좋았다.

3시에 나와서 샛길을 통해 시장 쪽으로 올라 간다. 다리가 많이 아프다. 그렇지만 길이 횡해서 달리기에 매우 좋다. 곳곳에 경찰이나 공산당 깃발을 든 사람들이 모여 있다. '마힌드라 풀'을 향해 한참 올라 갔다. 산이 더 가깝게 잘 보인다. 길에서는 공놀이를 하고 배드민턴을 치고 모두 자유롭다. 맘껏 노는 아이들과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가 좋다. 큰 명절처럼 모두들 잘 쉬고 있다. 귤을 사고 반대로 내리막길을 달리니 시원하다. 포도를 더 사고 댐사이드 방향으로 내려 갔다.

5시 반에 자전거를 돌려주고 숙소에 있다가 약속한 깜산과 소비따네에 갔다. 창, 락시, 제육볶음, 꽁치김치찌게와 계란말이를 시켜서 먹고 보드카와 오렌지 주스를 사서 숙소에 왔다. 남편과 깜산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헌다. 9시가 넘어서 깜산이 갔다. 내일은 언니가 오고 내일 모레는 깜산과 2박 3일 산행을 하기로 했다. 판차세를 거쳐 오스트레일리안 캠프로 가는 코스이다. 오늘 9시 반에 전기가 들어 와서 밀린 일기를 다 쳐야 한다.


1.13(화) 포카라

  • 오늘의 일정!
    포탈라식당 - 월드피스파고다 - 소비따나 - 사랑꼿 - 페와호 북쪽

게바라 : 어제 밤 1시까지 일기를 치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도 또 일기를 친다.

8시 반에 나가서 포탈라 식당에 갔다. 닭 수제비, 샤 박 레이, 치킨 뗀뚝, 버프 모모, 치킨 띵모를 시켰다. 띵모와 샤 박 레이는 처음 먹는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그 집의 똘망한 11세 아들과 딸 루비 와 함께 놀았다. 닭 수제비는 완전히 우리나라 맛이다. 샤 박 레이는 속에 야채 샐러드가 그대로 생생하게 튀겨져서 나온다.

깜산이 손님들과 왔다. 띵모는 닭 카레에 중국식 빵을 찍어 먹는 음식이다. 남은 화권빵 하나는 싸서 나왔다. 나중에 고추장 발라 먹었다. 호숫가의 ampm에서 커피를 마시고 직원에게 '월드 피스 파고다' 가는 방법을 물었다. 보트를 타고 가라고한다. 그런데 가서 보니 왕복 900이다. 옆에 있는 오토바이 대여하는 곳에서 가격을 물었더니 900이다. 아저씨와 남편이 기름을 넣고 올 동안 기다렸다.
경찰을 만나면 면허가 없을 때는 벌금으로 1,000을 내야 한단다. 조심해서 다니고 혹시 멀리서 경찰이 보이면 서서 책을 보는 시늉을 하다가 피하라고 알려 준다.

10시 반에 고속도로(싯다르타 하이웨이) 쪽으로 달려서 월드피스 파고다 뒤편으로 간다. 마을을 지나 한가한 길로 접어들어서 포장도로 위쪽의 언덕을 오른다. 중간중간 비포장 도로에 길 상태도 심각하다. 운전을 잘 하지 못하면 가기 어려운 곳이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언덕으로 오른다. 다리가 뻐근 하다. 위에는 일본 사람들이 지어놓은 스투파가 있다.

아래서 볼 때는 시시해 보였는데 전망이 대단하다. 흰 산 아래 페와호수가 그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참 아름다운 천상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포카라가 아주 넓은 곳이었다. 여기를 추천하여 오게 한 조주희 선생님에게 감사한다. 호수의 윗부분은 점점 물이 얕아진다. 어떤 모습인지 안 가본 곳까지 다 볼 수 있고 모든 것이 한 눈에 파악되어 들어온다.

내려와서 '베그나스 딸'에 가 볼까 하고 물어 보었다. 3, 40 km는 되는 길이란다. 외곽에 가면 경찰이 있으니 포기한다. 돌아오는 길에 댐사이드 독일 빵집에서 치즈케익,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남편이 "소비따나"에 가 보자고 한다. 한중일식을 다 하는 작은 식당이었다. 한국 분들을 만나 귤도 얻어 먹고 좀솜, 묵티나트 이야기도 들었다. 볶음면은 별로 였고 버프 수쿠티는 육포처럼 딱딱하여 싸 달라고 해서 나중에 먹었다.

숙소에 와서 자켓을 입고 다시 사랑꼿으로 출발한다. 제로 km에서 북쪽으로 가다가 표지판이 보이면 왼쪽으로 오른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구경을 하며 한참을 간다. 패러글라이딩 출발 지점을 지나 입장료를 내고도 오르는 시간이 길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언덕 위에 간다. 올려다 볼 때는 별 것 아닌 것 같았는데 아스라히 내려다 보이는 모습이 마치 비행기에서 조망 하는 듯 아득하다.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패러글라이딩 하는 이들이 새처럼 창공을 날고 있다. 뿌옇게 페와호수가 보이고 뒤로는 멋진 산들이 펼쳐진다. 햇살은 따갑다. 월드 피스 파고다에서 볼 때 보다 구름과 뿌연 시계로 맑게 보이지는 않는다.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내려와 바나나를 사고 호수 뒤쪽 안 가본 곳을 달린다. 비포장도로라 가기에 만만치 않다. 싼 숙소가 있다고 해서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했다. 조용하고 시골 스럽다. 오후 햇살이 따사롭게 비치고 강변에 얕은 풀밭들이 펼쳐진 곳이다. 매우 평화롭다. 멍하게 오래 지내고 싶다면 여기가 좋겠다. 그러나 괜찮은 숙소가 없어 보인다.

마을이 한산해지는 곳에 세우고 물가에 간다. 아이들이 잡은 물고기 구경을 했다. 메기와 작은 고기들을 잡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간다. 물고기는 '마차Macha'라고 한다.

다시 되돌아와서 오토바이를 맡기고 소비따네로 걸어가는데 깜산이 나온다. 오늘 시위 때문에 카트만두에서 오는 차가 늦어져서 6시 반으로 식사 약속을 바꾼다. 깜산은 투어리스트 버스 터미널에 간다. 우리가 언니에게 나타나는 건 깜짝쇼를 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일기를 쓰고 쉬다가 소비따네에 갔다. 오늘은 사람이 무척 많아 가게가 꽉 찼다. 언니가 우리를 보고 몹시 놀란다. 여행 이야기를 들었다. 잠시 후 민정이와 후배도 왔다.

술을 마시고 밥을 먹다가 우리 숙소로 자리를 옮겨서 과일과 술을 먹었다. 다시 민정이네를 바래다 주러 호텔에 갔다가 교장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한다. 12시 쯤에 언니를 호텔에 바래다 준다. 우리 숙소 문이 잠겨서 두드려서 자는 직원을 깨웠다. 열어 주어 들어갔다. 오늘은 평소 알던 사람들을 왕창 만났다. 우리나라인지 시골 어느 구석에 우리가 모인 것인지 혼동이 된다. 내일 깜산과 산에 가지 않고 우리끼리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에 가기로 했다. 다리가 아직 안풀려서 걷기가 힘들다. 하루 자고 내려와야 토요일에 번다를 피해 반디푸르에 갈 수 있다.


1.14(수) 포카라-오스트레일리안 캠프

  • 오늘의 일정!
    페와 호의 일출 - 바글룽터미널 - 오스트레일리안 캠프

게바라 : 어제 밀린 일기를 치고 1시에 자서 오늘 아침 6시 10분에 일어났다. 옷을 껴입고 20분에 내려와서 숙소 문을 따고 나갔다. 30분에서 40분을 걸어야 하는데 무척 어둡다. 첫 버스가 출발 하려고 해서 댐사이드로 가냐고 물으니까 타라고 한다. 두사람에 25 루피를 받는다.

버스는 5분 만에 독일 제과 근처 사거리에 도착한다. 길 안으로 걸어 들어 간다. 그런데 좁은 계곡에 물만 흐를 뿐 강이 멀다. 깜산이 어제 추천한 곳이 지도상으로는 여긴데... 호수가 안보이는 지점이다. 아마 착각했던 듯. 오솔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니 댐사이드 공원 옆 철 대문으로 관광객들이 들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슬그머니 중국인들과 가이드와 함께 들어 간다. 그 곳이 맞다.

호수에는 잔 물결이 일고 있다. 산이 비친다. 6시 45분이다. 하늘이 밝아지면서 작은 구름과 산 끝이 붉게 물든다.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그 속으로 사공이 지나간다. 나무들과 함께 그림같은 장면을 만든다. 달력에 나올 법한 풍경이다. 중국인들은 정말 다양한 포즈로 끊임없이 사진을 찍는다. 바깥 쪽에서 민정이가 걸어가는 모습을 남편이 발견하여 부른다. 철대문에 가서 데리고 들어왔다. 5시 45분에 일어나서 여기까지 부지런히 걸어 왔단다. 같이 사진을 찍고 구경하다가 나와서 버스를 탔다.

옆자리 청년에게 버스비를 물으니 15 루피가 맞다고 한다. 민정이는 환전한 돈이 없어서 같이 냈다.

숙소에 와서 짐을 챙기고 과일과 치즈 케잌을 먹었다. 꼭 가져 갈 것만 챙기고 나니 맡길 짐의 분량이 꽤 크다. 하루만 잘 거라서 간단히 준비 해야 한다. "소비따나"에 가서 꽁치김치찌게와 닭볶음탕을 시켰다. 토요일에 번다니까 하루 만 자고 내려와서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냥 번다를 무시 하고 오스트레일리안캠프 에 며칠 있어도 되긴 한다.

언니는 아침에 산으로 떠났다. 소비따나의 음식은 약간 달다. 깍두기는 맛있었다. 특이하게 두부 부침을 서비스로 준다. 나머지 음식들은 뭔가 우리나라 음식이라기 보다는 네팔 것에 가깝다. 락시 한 병을 담아 왔다. 낭글로 웨스트와 비슷한 분위가의 구르카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분위기는 멋지나 맛은 am/pm 보다 못하다.

숙소에서 마지막으로 짐을 챙겨 패킹한 것을 맡기고 배낭 2개를 매고 떠난다. 남편이 큰 배낭을 질 만 하다고 한다. 해리 아저씨에게 300 달러를 98에 환전했다. 달러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호수 위의 마을 빠메Pame 지역에서 홈스테이를 200에 하고 있다고 한다.

택시로 바글룽 버스 파크에 간다. 기사 아저씨가 주문처럼 끝없이 반복하며 택시로 가라고 한다. 흘려 듣는다. 남편은 알면서도 반복해서 들으니까 마치 그래야 할 것 처럼 느껴진단다.

로컬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서 12시 50분에 도착한다. 거의 졸면서 왔다. (중간에 차장이 100루피씩을 받는다.) 사람이 가득차서 팔걸이에도 앉는다. 동네 사이의 좁은 길을 오른다. 여자 아이가 계속 따라다니며 쵸콜릿을 달라고 한다. 스틱을 잡아 채려고도 한다. 1시간 반 정도 올라가서 타르초가 펄럭이는 곳을 지난다.

조금 더 오르면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이다. 언덕 끝에는 텐트를 쳐 놓았다. 푹신한 침구와 베개를 주고 800이다.

우리나라 분이 추천해 주셨던 입구 왼쪽의 새 건물인 '마차푸차레 롯지'에 들었다. 완전히 새 건물이고 침구와 화장실도 좋다. 600이다. 동네 구경을 슬슬하고 다시 언덕에 가서 랄리구라스 꽃이 핀 것을 찍었다. 멀리, 호수와 깜산과 함께 가려고 했던 산으로 짐작되는 판차세를 보았다. 능선을 따라 계속 걸어 포카라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주변에 안나푸르나, 마차푸차레 등의 산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4시에 피자와 치킨 볶음밥을 주문했다. 맛이 좋은 편이다. 이 숙소는 인기가 있어서 방이 금방 다 찼다. 따뜻하고 전망이 좋은 지역이다. 그러나 하루 자고 내려 가서 번다가 오기 전 금요일에 떠나야 한다.

밥을 빨리 먹고 언덕에서 해가 지는 모습, 붉게 물드는 하늘과 산을 봤다. 조금 아래 쪽에도 꽃이 핀 랄리구라스 나무가 있다. 곧 추워져서 식당에 차를 마시러 들어 왔다. 우리가 길을 지날 때 좋다고 하면서 숙소에 들어 오라고 했던 가족이 있다. 네팔인 아빠, 한국인 엄마와 이모, 중 3이 되는 아들 유지와 함께 이야기를 한다. 또한 10월에 오셔서 아직까지 여기에 머물고 계신 한국인 수행자 분도 함께 모인다. 거창 삼봉산 900m 위의 암자에 계신다고 한다. 맛있는 팝콘도 만들어 주셨다.

유지네가 닭백숙, 닭죽을 시켰다. 한달 전 이 숙소의 언니가 수녀님께 배워서 담궜다는 한국식 총각 무김치가 아주 맛이 좋다. 먹어 본 최고의 김치다. 담백한 강원도의 맛이다. 닭죽도 맛이 우리와 똑같다. 부부가 만난 이야기부터 제주도 애월 바그다드 하우스 펜션이야기까지 시간이 늦도록 이야기 꽃을 피운다. 한번 놀러 오라고 하신다. 남편과 네팔 아저씨는 꾸꾸리럼과 따뜻한 물을 섞어 맛있게 마신다. 나중에 제주에 가면 한번 가봐야겠다.

나가서 별 보다가 식당에 와서 일기를 쓴다.

숙소는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잘 만 할 것 같다. wifi도 잘 되는 편이고 태양광 발전이라 정전에도 환하다. 순간온수기도 있는 매우 좋은 숙소이다. 침낭을 펴고 이불 2개를 덮었다. 핫팩에 온수 물통도 있다. 2,000m 이지만 포근한 밤이다.


1.15(목) 오스트레일리안 캠프 - 담푸스 - 포카라

  • 오늘의 일정!
    오스트레일리안캠프 - 담푸스 -
게바라 :  

아침 6시에 일어나 언덕에 해돋이를 보러 갔다.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아래에는 안개 같은 것이 끼어 있어서 멋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붉은 등과 같은 해가 덩실 떠오른다. 산에는 약간의 구름이 있다. 아침밥을 시켜놓고 일기를 입력한다. 숙소 밖에서 하면 잘 된다. 주문한 버섯 스프는 완전히 인스턴트여서 실망스러웠다. 야채 볶음밥은 그럭저럭 먹을 만 했다.

9시에 네팔 가족이 떠난다. 스님은 유지에게 세뱃돈을 주시겠다고 우리에게 2만원을 가져 가시고 네팔 돈으로 주셨다. 제주에서 만나기로 했다. 일기를 다 마무리하고 짐을 싼 후 스님께 인사하고 숙소의 돈 계산을 끝낸다. 11시 45분에 출발한다.

스님이 언덕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담푸스 지름길을 알려 주셨다. 길은 좁고 아름다웠다. 아이들이 학교 가는 길인지도 모른다. 고사리가 키가 크다는 것을 빼면 영판 강화도의 산을 걷는 느낌이다. 구슬붕이가 많아 마음 속으로 '구슬붕이 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아름답고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이다.

포타나를 거치지 않고 아래로 아래로 굽이 굽이 내려간다. 1시간 반 걸려서 1시 15분에 담푸스에 도착했다. 동네 사람들에게 물으니 윤영소교장샘네 한국 팀은 오늘 저녁에 온다고 한다. 담푸스의 학교는 번듯했다. 작은 가게에서 밀크티를 시켰다. 가게 아가씨에게 학교가 방학이냐고 물었다. 네팔 달력을 보여주면서 오늘이 첫날인데 휴일이라고 한다. 한국 팀에 대해 물으니 자신이 담푸스 학교의 초등학교 교사인데 아이들 중에 아픈 아이가 생겨서 저녁 때 온다고 한다. 친구인데 왔었다고 전해 달라고 했다.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라게 할 계획이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담푸스 학교는 벨기에가 지어준 것이고 1학년부터 10학년까지 있다고 한다.

1시 반에 페디를 향해 평지를 걸어 내려간다. 20여분 걷다가 차도 옆으로 사람들이 걷는 계단을 따라 내려 간다. 좌우 양방향이 있는 길에서 오른쪽으로 걷다가 유난히 길이 좁은 듯하여 위의 집에 있는 아이에게 물으니 할아버지가 내려 오신다. 방향만 알려줘도 될 듯한데 굳이 같이 걸어 가더니 1달러를 달라고 한다. 없다고 하니까 10루피를 달란다. 주지 않았다. 할아버지까지 이러시다니...

아름다운 논길과 밭이 펼쳐져 있어 우리나라 남도의 시골마을처럼 고즈넉하고 참 정겨운 모습이다. 이렇게 친근 하다니.. 보리밭과 귀여운 미녀 염소도 찍으며 걸어 내려간다. 그런데 갑자기 엄청난 직벽 계단이 나타나는 것이다. 현지인은 걸어서 20분 가량 걸린다고 하는데 보기에도 아득하다. 담푸스-패디 구간은 거꾸로 올라가서는 안될 것 같다. 터벅터벅 하염없이 내려 갔다. 둘 다 무릎이 좀 아프다.

맨 아래에 도착하니 바로 버스가 왔다. 다행히 버스가 비어서 뒤에 앉았다. 완행버스인지 온갖 곳에 다 서고 짐을 내리고 어떤 곳에서는 아예 시동을 끄고 한참 가지 않는다. 바글룽 버스 파크까지 가지도 않았다. 거기에서 현지인과 함께 작은 봉고를 타고 제로 km까지 왔다. 모퉁이 아저씨 가게에서 포도와 사과를 산다. 오늘이 축제라고 가격이 약간 비싸다. 치킨 모모를 만들어 두셔서 한 접시를 먹었다. 배낭을 메고 걸어서 숙소에 들어왔다.

짐만 두고 레몬트리에 갔다. 레몬트리 스테이크와 버섯 시즐러를 시켰다. 번다에 대해 종업원에게 물었다. 토요일부터 6일간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일 가야 한다. 담푸스 초등학교 여선생님은 일요일에는 번다도 쉴거라고 했다. 그러면 포카라에 이틀을 더 있으려고 했다. 베그나스 딸과 호수 뒷편 빠메에도 가 보려고 했다. 그냥 떠나는 수 밖에 없다. 레몬트리의 음식은 그저 그런 정도였다. 고기가 연하지만 평범하다.

숙소에 와서 내일 둠레에 간다고 하고 표를 구입했다. 오늘은 유난히 뜨거운 물이 많이 나와서 좋다. 마지막으로 떠나려니 이 숙소가 아쉽기도 하다. 남편이 깜산에게 연락하니 8시까지 온다고 한다. 번다라도 투어리스트 버스는 움직인다. 하지만 터미널까지 이 모든 짐을 지고 걸을 수는 없다. 내일 갈 티켓에는 택시비가 포함되어 있다. 아저씨 집에서 산 사과가 맛있다. 8시에 깜산과 포탈라 식당에 가서 똥바와 수쿠티 등의 안주를 먹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열시에 들어왔다. 내일 6시에 일찍 나가려면 짐을 싸고 자야 한다.


BEST : 페와 호 일출, 월드 피스 파고다의 풍경, 사랑꼿,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의 파노라마



예산내역

2015/1/12 포카라 자전거 대여 (2대) 투어 1000 루피 11 659
2015/1/12   아침식사(포탈라, 툭파와 모모) 식비 410 루피 4 664
2015/1/12   과일과 과자 구입 식비 705 루피 8 671
2015/1/12   점심 피시 앤 칩스, 생강차 식비 350 루피 4 675
2015/1/12   저녁(깜산과) 소비따네 식비 1280 루피 14 689
2015/1/12   보드카, 오렌지주스,물 식비 1250 루피 13 702
2015/1/13   아침식사(포탈라, 뗀뚝,모모,샤박레이) 식비 680 루피 7 709
2015/1/13   am/pm커피 식비 280 루피 3 712
2015/1/13   오토바이 대여(900)+기름6 투어 1580 루피 17 729
2015/1/13   피스파고다 바이크주차료 투어 10 루피 0 729
2015/1/13   독일빵집 식비 240 달러 240 969
2015/1/13   점심식사(소비따나) 식비 320 루피 3 973
2015/1/13   바나나(80),술(255),과자(120) 식비 455 루피 5 978
2015/1/13   사랑꼿입장료(2인) 투어 60 루피 1 978
2015/1/13   저녁식사(소비따네) 식비 870 루피 9 988
2015/1/14 오스캠프 아침 버스(25+60) 교통 85 루피 1 989
2015/1/14   아침식사 (소비따나) + 락시 식비 860 루피 9 998
2015/1/14   커피 (구르카) 식비 260 루피 3 1001
2015/1/14   바글룽 택시 교통 300 루피 3 1004
2015/1/14   바글룽-칸데 버스(2인) 교통 200 루피 2 1006
2015/1/14   숙소비(3일/세레니티) 숙박 1800 루피 19 1026
2015/1/15   마차푸차레 롯지 정산 숙박 2670 루피 29 1054
2015/1/15   버스(→포카라100 → 제로40) 교통 140 루피 2 1056
2015/1/15   과일(포도,사과) 식비 380 루피 4 1060
2015/1/15   치킨 모모 식비 100 루피 1 1061
2015/1/15   저녁식사(레몬트리) 식비 1090 루피 12 1073
2015/1/15   버스표(둠레/2인) 교통 1000 루피 11 1083
2015/1/15   저녁(포탈라, 똥바 등) 식비 870 루피 9 1093
2015/1/15   식비 80 루피 1 1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