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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8.2 타이페이, 밴쿠버 ~ 버논

7.31(일) 김포-타이페이

6시에 일어나 밭에 가서 옥수수를 10개 따서 삶는다. 짐을 싸는데 오전 시간이 다 지난다. 며칠 동안 밤마다 비가 내려서 습기가 많고 욕실에 곰팡이도 핀다. 방과 현관에 제습기를 틀면 31도가 된다. 하루 종일 치운다. 특히 위 아래의 화장실 닦기가 어렵다. 목욕탕에 제습기를 돌리고 나서야 바닥이 마르기 시작한다.

어제 하루 종일 도로공사를 확인하다가 남편은 지쳤다. 오후 6시에 택시를 불렀지만 안들어 오려고 한다. 6시 반에 타서 7시 10분에 검암역에 와서 김밥을 사고 전철을 탄다.

7시 40분에 공항에 온다. 긴 줄을 서고 표를 받으려는데 캐나다 ETA를 받지 않았다고 한참 지체했다. ETA 유예기간 확인과 서류 사인에 시간이 걸린다. 면세점에 들렀다가 옥수수를 먹고 가족들에게 전화를 했다. 비행기는 약간 늦어져서 10시 반에 뜬다. 6열의 작은 비행기이다. 대만 국적기인지 중화항공은 생각보다  잘 먹인다. 맥주도 척척 준다. 잠깐 잤다.

2시간 반 만에 온다. 12시 좀 넘어 도착하여 ATM에서 20만원을 뽑고(5,000원) 나온다. 국광호 버스 행렬이 길어서 1시 반에 2번째 온 차를 탄다. 40분 후 타이뻬이 역에 내려 짐을 매고 걷는다. 소나기가 내려 잠시 피하기도 하고 400m 정도를 걸어 성미호텔(체어맨)에 왔다. 도심 중앙에 있다. 깔끔한 3인실이고 아침 포함 8만원 정도이다. 씻고 2시 반에 잔다.

해안(미화 100달러) 나(캐나다 400달러-36만원, 미화 2,000달러-240만원) ATM 5,000원 - 국광호 3인 왕복 230*3 - 690


2016.8.1(월) 타이뻬이 - 밴쿠버

아침 8시에 밥먹기로 해서 7시에 일어나 산책간다. 편하게 잘 잤다. 숙소를 나가 길을 확인하며 걷는다. 과일가게를 보고 대통령궁을 지나 228 평화공원에 간다. 연못은 녹조가 심하다. 대형 망고와 용과, 길에서 파는 아침죽, 만두를 사고 들어와 조금 맛 보고 내려가 아침을 먹는다. 갖은 반찬과 죽, 빵 등이다. 향신료가 특이해 낯설기는 하지민 잘 먹는다.

아침에 둘러 본 코스를 다시 같이 가 봤다. 너무 더워서 씻고 쉬다가 12시가 다 되어 내려와서 짐을 맡긴다. 해안이가 가보고 싶어하는 공차점을 찾아간다. 전철타고 시청에서 내려 걷는다. 차 한잔 사서 건너편 국수집에 간다. 도가니 같은 것이 들어있는 국수와 만두를 먹고 나는 아침에 포트에서 다시 찐 옥수수를 먹는다.

잠시 백화점 구경을 하고 커피숍에 가서 쉬며 오후 일정을 짠다. 고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미팅하는지 북적댄다. 우리나나 애들보다는 스타일이 약간 촌스럽다. 월요일에 박물관이 쉬니 갈 곳이 없다. 결국 고궁박물관에 다시 가기로 한다. 전철과 버스로 이동한다. 외곽의 풍경은 더 한가하다. 날이 몹시 더워 걷기 힘들다. 실내는 너무 춥다. 예전에 감탄했던 유물들은 다시 또 보니 정교하고 아름답기는 하나 예술적인지는 모르겠다. 관광객이 여기 다 모였나 싶다. 복잡하다. 추워서 대충 돌고 1시간 후 나온다.

오늘 기온이 34도이다. 더위와 추위가 반복되니 감기 걸릴 지경이다. 대만은 여전히 좀 낡은 일본같다. 그러나 꽤나 잘 정리되어 있고 편안하다. 익숙한 만큼 감흥은 적다.

버스와 전철로 이동하여 지하상가를 본다. 아기자기하다. 파인애플 빵  파는 유명 제과점에 간다. 먹어봤던 맛이다. 좀 비싼 편이다. 나중에 비행기에서 먹은 치즈케잌과 커스터드 푸딩이 낫다. 슥소 근처까지 걸어와 아침에 산책하며 갔던 유기농매장의 식당에 갔으나 점심만 판다. 마땅한 것은 없고 걷기 지쳐서 결국 스시집에서 초밥, 연어 정식, 소고기 정식을 먹는다. 짐 찾아 택시로 버스타는 곳에 왔으나 내린 지점에서 타는 것이 아니다. 승객 싣고 도착한 버스기사 아저씨께서 터미널까지 그냥 태워 주셔서 거기서 국광호를 타고 8시 40분에 제 2터미널에 온다.

면세점을 돌고 돌아 해안이와 내가 하나씩 마음에 든 립스틱을 나머지 돈으로 사고 잔돈은 도네이션 박스에 넣었다. 밤 11시 15분에 2층까지 있는 대형비행기가 뜬다. 각자의 자리에 따로 화면이 있다. 해안이와 테트리스하다가 간단한 기내식을 먹고 잔다. 춥지만 모두 내리 잠만 자다가 도착 2시간 반 전에 일어나 오믈렛과 누들을 먹는다. 식사 질이 좋다. 시간을 거꾸로 거스르고 있어서 어두울 때 탔지만 환하다. 먹고 영화보다 잠시 잔다. 저녁 8시 정도에 도착한다. 모두 잘 자서 지루하지 않게 왔다.

밴쿠버공항은  버려진 죽은 나물, 시냇물 등 자연의 풍경들로 꾸며서 인상적이었다. 멋진 진짜 해파리도 있다. 전철로 종점까지 와서 캄비거리의 숙소를 찾아 걷는다. 역시 북구라서 춥다. 여름옷으로는 어림없다. 완전 가을이다. 도시는 건물과 길의 규모가 큼직하다. 해안은 영화 속에 갑자기 들어온 듯 하다고 한다. 작은 뒷골목 쓰레기통 부근에서는 쥐들이 달린다. 100년 넘은 오랜 역사의 숙소에 온다. 3인이 9만원 정도이다. 4인실 도미토리에는 이미 한 남자애가 자고 있다. 나는 바로 뻗어 자고 두 사람은 물 사러 나갔다 왔다.

편의점 85+50 - 135, 아침죽, 만두 - 37, 망고, 용과 - 120, 차 30, 점심 230, 커피 2잔 200, 빵집 160, 저녁 1,000, 화장품 2개 1,280, 도네 20, 택시비 70, 버스 100, 나머지 전철비 공항 전철 7*3 - 21(카드), 물 1.5


2016.8.2(화) 밴쿠버 - 버논

새벽에 갈매기가 시끄러워 잘 수가 없다. 4시에 일어나 해안과 나가서 화장실에 가고 샤워한 후 다시 잔다. 감기 기운에 머리가 띵하다. 비행기에서도 대만에서도 실내가 너무 추웠다. 자다가 8시 반에 아침먹으러 간다. 대형 머핀과 커피를 그냥 먹을 수 있다. 1인은 정식 아침식사를 주문한다. 달걀 2개, 토스트, 소시지, 튀긴 감자를 준다. 좀 짜다. 3.5 할인하여 4.5에 먹을 수 있다. 커피는 괜찮으나 머핀은 달다. 이런 걸 먹고 사는구나 싶다. 주문한 식사가 늦었다.

나와서 우유, 물 등과 모기약을 사고 온다. 수퍼에는 온갖 만들어진 음식들로 그득하다. 날이 꽤 쌀쌀하다. 우리나라는 폭염인데 이게 여름이라니... 시간이 10시가 가까워서 전화부터 개통하러 간다. 11시가 체크 아웃이라 해안은 숙소로 가서 짐을 챙기고 우리는 허츠에 차를 가지러 간다. 8시로 예약했으나 숙소 주변은 주차 공간이 없다. 대로를 좀 걸어 가서 건물 지하에 갔다. 차는 내비 가격이 포함되어 10만원이 넘게 추가 된 것을 남편이 나중에야 서류에서 확인했다. 구식 내비 비용을 비싸게 지불한 것을 후회했다.

차는 기름이 채워져 있다. 11시가 넘어서 숙소 앞에서 해안이를 만나 짐을 싣고 베키 아줌마에게 전화한다. 버논에 가서 전화하기로 한다. 로이가 4시간 반은 걸린단다. 400킬로가 넘는 거리이다. 비가 좀 내리는 날이다. 도심을 빠져 나오니 좀 한적해진다. 서로 배려하는 운전을 하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다.

외곽으로 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한다. 고속도로에 톨비가 없다. 110정도로 달린다. 평지에서 산지 지형으로 바뀐다. 구름이 많고 비가 내려 잘 보이지 않는다. 화장실에 들르고 커피 한잔 마시러 빠져 나갔다 들어 온다. 산이 높아지다 다시 산과 평원이 넓게 펼쳐진 곳이 나온다. 러시아, 몽골과 아주 흡사하다. 꽃들도 같다. 바늘꽃과 톱풀이 보인다.

잠이 와서 차들이 쉬는 곳에서 10분 잤다. 셀프로 기름도 다시 채우고 달린다. 우리나라보다 싸다. 거대한 호수가 보인다. 날이 흐려서 색이 탁하다. 큰 다리를 지나 켈로나에 왔다. 큰 도시를 가로지르는 도로가 막힌다. 오후 4시가 넘어서 퇴근 차량이나 피서객들이 섞인 건가 싶다. 매우 복잡하고 느리게 움직인다. 그래도 꼬리물기가 없고 좌회전 차량을 배려하며 질서있게 간다.

버논은 작은 도시이다. 리커숍에서 맥주 5상자를 사고 아저씨와 통화한다. 윌슨 잭슨 로드를 타고 올라가다가 길가에서 기다리는 로이 아저씨를 만났다. 약간 더 늙으셨으나 키 크고 마른 것은 여전하고 건강해 보이신다. 서로 안고 반가워했다. 해안이가 어른이 된 것이 영 신기하신가 보다.

5년 전에 은퇴하셨단다. 아저씨 차를 따라 길을 오른다. 구글 어스에서 확인한 집은 아저씨집이 아니었다. 더 올라가서 왼쪽 슾 속에 있다. 6시이다. 반갑게 베키와 인사한다. 집은 크고 깨끗하다. 우리는 1층을 쓰고 해안은 두 분과 함께 2층을 쓴다. 빨강머리 앤이 쓸 둣한 방이다. 해안은 아주 마음에 든단다. 어떻게 이런 숲 속에 집을 지었는지... 30년 정도 된 집이다. 완전 아래층이 또 있는데 세 놓으셨다. 사실 3층인 셈이다.

이미 모닥불을 피워 놓고 저녁 준비를 해 놓으셨다. 먼저 달큰한 옥수수를 먹고 밥, 소시지, 독일식 김치인 캐비지 피클, 각종 생야채와 감자이다. 후식으로 코코넛 넛트 케잌과 차를 먹었다. 마당에서 딴 라즈베리도 향긋하고 맛있다. 아저씨 부모님이 독일 분들이라 해안과 몇가지 독일 말로 대화를 나눈다.

식사 후에 숲으로 산책가자고 하신다. 아저씨가 제일 좋아하는 블루베리 닮은 사스카툰 베리 부터 얇고 새콤달콤한 베리까지 계속 따 먹으면서 트레일을 걸어 가니 배가 터질 듯 하다. 좁은 길을 따라 상수원인 작은 연못에도 가고 아저씨가 지은 통나무집 안에도 들어가 본다. 바위에 이끼가 색색으로 덮힌 나대지를 지나 데이지가 핀 들판에  오른다. 이웃들이 소유한 숲들을 지나 걷다가 1시간 만에 윌슨 잭슨로 포장 끝 길에 왔다.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걸을 만 했다. 내려 오며 에블린이 한살 때 살았다는 집을 지난다. 어린 애기들과 숲에 사는 게 괜찮았냐고 물으니 길에서 곰을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도 차에 케잌이나 과일을 두면 곰이 유리를 깨서 먹으려고 하니 두지 말라고 한다. 딸 에이프릴이 사과를 두었다가 곰이 창을 깼다고.

로이는 자러 가고 우리는 인삼차를 마시며 올 2월 필리핀 다녀오신 얘기를 들었다. 외국인들이 팔라완의 해변지역 땅을 사들여서  현지인들이 바닷가를 가지도 못한다고. 애들은 5킬로씩 걸어 학교를 다닌단다. 남미여행을 계획 중 이시다. 우리의 일정이 맞으면 여름 별장인 Nakasup에 같이 가자고 하신다. 시간이 어긋나기도 하지만 우리 일정이 너무 짧아 아쉽다. 큰 밭을 가지고 계셔서 한번 가보고 싶었다. 아주 시골이라고. 집이 너무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 목욕탕을 쓰기가 부담스럽다. 모두 간단히 씻고 잔다.

1시 반에 깨어 일기를 쓴다. 이런 숲 속에 이웃없이 살면서 깔끔하게 관리하고 3시간 넘는 거리의 여름별장을 오고 가시니 대단하다. 젊은 나이에 숲에 땅을 사고 집을 지었으니 우리의 모범이 되는 분들인데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부지런하다. 로이의 부모는 독일, 베키는 노르웨이, 스웨덴 분들이시다. 베키는 미국에서 태어났다. 깨끗한 침구에서 포근하게 잔다. 내일은 야외로 다닐거라 자야 한다. 아줌마는 온갖 캠핑 장비들을 챙기고 있다. 침낭도 전화해가며 모으고 있다.

아침식사 4.5(현), 수퍼 8, 커피 3(현), 기름 60, 모기약 5, 물과 우유 4, 물 1.5(현), 맥주 4박스 60, 5만원 총 146(현금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