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반도종단여행

15. 여행을 마치고 방콕으로   To Bangkok, End of the travel

에어 아시아 첫 경험

전철로 편리하게 창이 공항까지 가서 에어아시아 부스를 물어 찾아가 한국에서 프린트해간 예약 쪽지를 보여 주니 표를 준다. 그런데... 표가 아니라 마치 할인점 간이 카드영수증같은 분위기. 저가를 유지하기 위해 티켓리스 정책을 쓰는 곳 답게 심플하다.

06.01.19.ChangyiAirport.AirAsia.jpg 출국 대기장에서 약간 늦게 도착한 비행기. 값이 놀랄만큼 싸니 다 용서된다. 승강장에서 멋진 스튜어드가 합장하며 인사를 건네니 이제 규율이 다소 엄한 말레이와 싱가폴을 떠나 편안한 나라 태국으로 가는 길이 실감난다. 좌석번호가 없어서 좌석을 물어 보니 좌석이 많으니 그냥 아무데나 앉으면 된다고. 재미있는 항공사다.

06.01.19.ChangyiAirport.AirAsia1.jpg 방콕행 비행기는 한 줄에 시트 6개의 작은 버스 스타일 비행기. 비즈니스 석이 없어서 그런지 의외로 좌석은 넓은 편이고 가죽 시트가 고급스럽다. 게다가 버스처럼 사람들을 태우고 와서 내려준 뒤에 바로 새로운 손님을 받는 데서 실내가 더럽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내리기 전 스튜어드가 쓰레기 봉투를 들고 다녔고 사람들도 그에 맞게 깨끗하게 이용하는 것 같다.

06.01.19.ChangyiAirport.AirAsia4.jpg기내식 역시 사먹는 건데 난 인기 많다는 똠얌 컵라면을 시켜서 먹었다(60밧). 뭐, 하늘을 나는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하면 비쌀 것이 없는 값인데? 기내에는 스튜어디스가 없고 모조리 스튜어드들만 있었고 검은 색에 빨간 띠가 둘러친 제복이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다. 물품을 파는 시간에 셔츠로 옷을 갈아입은 멋진 스튜어드가 모자를 빙빙 돌려 가며 승객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은 특이했는데 역시 젊은 항공사다! 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된다.

 

순식간에 두 시간을 날아 방콕 돈무앙 공항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카오산을 벗어나 보자 하는 마음에 수쿰윗쪽으로 알아 보려고 공항 바깥쪽에 있는 관광 안내소에 물어 보니 아예 방콕의 모든 호텔과 그 가격이 적힌 책자를 떡 하고 준다. 이거 유용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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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바시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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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보는 야경

 

 

지도에서 점찍어 놓았던 엠바시 호텔. BTS사판 콰이 역 부근에 있는 호텔인데 낡았지만 원래는 근사한 호텔이었던 듯. 넓은 마당에 수영장도 딸려 있는데 주변 경관이 칙칙한 건물 뿐이라 수영장 들어갈 엄두는 안 났다. 방이 너무나 넓었고 TV,냉장고 완비된 풍광좋은 방이 겨우 700밧이어서 역시 카오산 빠져 나오기 잘했지 싶다. 물론 시가지 한 복판이고 주요 관광지와는 먼 거리지만(특히 왕궁!) BTS역 근처니까 큰 무리가 없다.

특히 좋은 점은 대형 할인점 BigC가 바로 옆이라는 점. 저녁 8시 경에 가니까 각종 요리된 음식을 특별 세일가에 팔고 있어서 배터지게 사 먹었으니 이래 저래 좋았던 호텔이다. 원래 50밧 하던 해물 샐러드를 겨우 18밧에 파는 데다가 각종 고기 요리들도 파격 할인가가 붙어 있어서 배고픈 배낭족에게 최고가 아닐까.

여행을 마치며

배낭 여행 5년차. 이제 방콕을 기점으로 하는 동남아 투어도 대략 접어가는 것 같다. 국경을 넘는 것도 별 어려운 일이 아니고 어디를 가든 넉살이 생긴다.

그런데 맘이 편해지는 장점이 있지만 신기함이 줄어든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생긴다. 예전 92년도에 태국 처음 왔을 때를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신기했고 패키지 일정을 벗어나 저녁에 돌아다니는 거리 풍경이 얼마나 이채로왔던지. 게다가 보이는 포장 마차마다 주전부리꺼리가 신기해 한점씩 맛을 보며 기뻐하던 그런 신기함이 조금은 사그라져 간달까. 어딜 가든 글로벌화 되는 모습 때문에 한국이나 아시아나 시가지 모습은 큰 차이가 안 난다.

편리해 지는 교통 덕에 다니기는 편하지만 호기심이 사그라들고 나니 엄습하는 더위. 예전에는 더워도 그리 덥다는 생각 안하고 줄창 걸어다녔었는데 이젠 더움을 많이 느껴 에어컨이 있는 건물에 자주 들어가게 된다. 조금은 서글픈데.

자꾸만 오지로의 여행을 주장하는 베테랑 배낭여행자들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겉늙어버리는 것일까.

다음 여행지는 일단 보르네오 섬으로 잡았다. 그럴려면 아무래도 콸라룸푸르나 싱가폴을 기점으로 에어 아시아 티켓을 달랑 들고 여행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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