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베리아-바이칼여행 - 8월5일(금)

9. 8월 5일 하보이곶 1일 투어

일어나 요가를 하고 책을 봤다. 9시에 곡물 죽과 오물 전을 먹고 10시에 니꼴라이 아저씨의 ?을 타고 출발. 후지르 마을 북쪽의 풍경은 많은 부분이 초원과 언덕이며 좀 척박해 보인다. 마을 하나를 지나고 타이가 숲으로 접어들어 제법 가파른 산을 오른다. 아저씨의 운전 솜씨는 놀라울 지경이다. 내리막길도 탄 사람이 고꾸라질 듯 기울기가 심해 타는 것이 꽤 스릴이 있다. 삼형제 바위에 도착했다. 바다에 접한 아래쪽으로 걸어내려 가야 한다. 램의 딸 아냐는 슬리퍼 만 신고도 앞질러 빠르게 내려가고 해안이도 열심히 따라간다.

0805.사간후슈운곶13.jpg
아래로 내려다본 호수(높이 200m이상!)

0805.사간후슈운곶24.jpg
아래에서 올려다본 사간후슈운곶

0805.사간후슈운곶23.jpg
사간후슈운곶에서

0805.사간후슈운곶양귀비.jpg
개양귀비

봉우리 몇 개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환상적인 물빛의 바이칼 호수가 보인다. 벼랑길을 가기 어려워하는 남편은 내색도 못하고 열심히 간다. 백두산에서나 보았던 용담 같은 꽃이 피어있다. 마지막 봉우리는 좁은 길옆이 바로 절벽이라 신발 바닥이 미끄러운 나도 겁이 났다. 어렵게 남편과 건너간 바위 곁에는 예쁜 흰색의 개양귀비가 피어있었다.

0805.하보이곶.jpg
하보이곶 오는 경사로

0805.하보이곶에서10.jpg
하보이곶에서

다시 열심히 올라와서 차를 타고 이 섬 최북단의 하보이 곶에 도착. 숲길을 따라 걸어 초원으로 나가야 한다. 오른 쪽 벼랑 아래는 1650m 심해이다. 위험하므로 램이 가까이 못 가게 한다.  왼 쪽도 기울기가 제법 있는 초원을 걷는다. 하보이 곶에는 떨어져서 우뚝 서있는 바위가 있는데 그 위는 암벽 등반자 만 갈 수 있다. 이곳은 우리의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 죽은 전실이 있는 곳인데 러시아인들은 그들 식의 이름인 '얀' 이라는 사람이 빠졌다고 알고 있다. 이 섬에는 '선녀와 나무꾼' 전설도 있다. 바위와 풍경, 괴석들이 아름답다.

0805.하가야만_식사.jpg
우주르_식사준비

0805.하가야만_식사2.jpg
우주르_식사준비

걸어서 돌아와 차를 타고 동쪽의 마을인 우주르에 갔다. 들판에는 햄스터와 비슷한 토끼 모양의 동물이 자주 보인다. 우주리는 몇 가구가 있는 조용한 동네인데, ?수굴과 비슷한 풍광에 축축한 숲과 자갈 해변이 있다. 양 같은 동물들을 키우는 때문인지 물에는 녹조류가 많아 미끄럽고 놀기에 적당한 해변은 아니지만 경치도 아름답고 꽃이 많다. 니꼴라이 아저씨가 집에서 가져 온 장작을 패고 페치카를 꺼내 불을 피워  훈제 오물을 만들 준비를 해주셨고 램과 리아나가 오물을 구웠다.

0805.하가야만_들꽃2.jpg
새우를 잡는 니콜라이 아저씨

0805.하가야만해변.jpg
아냐와 해안

익을 동안 아이들은 해변에서 놀았는데 아저씨가 돌 틈의 물에서 민물새우를 잡아 구경하라고 보여주셨다. 먹을 정도의 크기는 아니고 큰 것은 1.5cm 정도 이다. 익은 오물은 한 마리씩 놓고 소금을 찍어 먹는다. 아침에 이웃에서 사온 오물은 싱싱해서 내장까지도 맛이 좋다. 남편과 나는 한 마리를 더 가져다 나누어 먹고 치즈와 빵도 곁들여 먹었다. 니꼴라이 아저씨가 안 드시는 것이 이상했는데 아마 늘 드시니까 싫은 것이 아닌가 싶다. 배부르게 먹고 출발했다.

산을 넘어서 도착한 뻬스짜나야 해변은 물이 얕고 더 따듯한 곳, 유기물들이 약간 있어 찜찜했으나 모두 들어가는 바람에 다 수영을 했다. 많이 들어가도 물이 얕다. 램이 비누를 가져와 씻길래 나도 빌려서 머리만 감았다. 집에서 씻을 수가 없으니 바이칼 밖에 없는데 현지인들은 물에서 샴푸도 한다. 아는 사람이 하니 같이 하기는 하나 마음은 영 찜찜하다.

남편과 나는 후지르 마을의 가장 큰 해변 사라이스키에 가서 수영을 한번 더 하려고 마을 초입에서 먼저 내렸다. 유기물이 많은 물에서 놀았기 때문에 깨끗한 물에서 다시 씻고 싶었다. 하필이면 사막 쪽에서 내린 탓에 푹푹 빠지며 힘들게 걸어갔다. 차갑지만 들어가서 개운하게 수영하고 몸을 말린 후 손네취나야에 투어비를 확인하려고 들렀다. 한 무리의 한국 관광객이 도착하여 소란스럽다. 투어비는 아저씨 집보다 약간 비싸다. 이곳은 바냐(사우나)는 1인당 300으로 너무 비싸다. 식료품점에서 음료와 과일, 하라쇼에서 맥주와 요구르트를 사고 들어왔다. 짚차를 타느라 먼지도 많이 뒤집어 쓴 날이다. 집에 돌아와 밭에서 산딸기를 따먹다가 또 독풀에 쏘였다. 오늘은 전기가 들어왔는데 오히려 낯설고 어두웠던 때가 그리웠다. 저녁은 깔끔한 맛의 소시지와 감자이다.

잠자다가 12시 넘어 일어나서 바깥으로 별 보러 갔다. 은하수가 구름처럼 보이고 무수히 많은 별이 보이건만 아는 것이 별로 없으니 안타깝다. 들여다보기 만 해도 신기하고 옆쪽으로 보이는 별은 네온사인처럼 여러 색으로 반짝인다. 남편은 지금까지 본 별들 중에 가장 많은 별을 보는 거란다. 이 사람들은 늘 보는 하늘이니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산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1시 반이 되어서야 들어가 잤다.

 

이전장 상위메뉴로 다음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