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베리아-바이칼여행 - 하바롭스끄에서 귀인들을 만남

3. 하바롭스끄에서 귀인들을 만남

귀인들을 만남

한국청년의 친구는 러시아 전문 여행사인 세명여행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는 우리가 단지 가족끼리 배낭여행을 온 것임을 알고는 당황하며 소속 여행 팀장을 불러 주었다. 팀장이 오더니 우리를 보고서는 조금은 황망해 한다. 맨땅에 헤딩하러 온 가족여행자는 아직 없나 보다.  시간이 지나 공항 안의 환전소도 문을 닫은 상태라 시내로 들어갈 길이 막막하던 우리는 팀장님의 차를 타고 싸다고 책에서 보았던 뚜리스트 호텔로 향했다. 가는 도중 마음이 막막해 진다. 경아씨 역시 막막한 듯 초조함을 보이고 나도 올 곳이 아닌 곳에 왔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팀장님은 우리를 뚜리스뜨에 내려 놓고는 바쁘게 왔다갔다 한다. 우리는 단지 기다릴 뿐이라 어쩔 도리가 없다. 일단 환전이 중요한데 환전할 곳이 없자 나를 데리고 인투리스트 호텔까지 차로 가서 암환전상을 거쳐 1300달러를 환전했다.  다시 뚜리스뜨 호텔로 와서 팀장님과 가이드분의 도움으로 시내 지도를 구하고, 방을 배정 받고, 거주지 등록을 위해 여권을 맡기고 배정된 방에 들어오니 기분이 착잡하다. 하지만 일단 방에는 들어 왔고 30일까지 3일 동안은 생각할 시간이 있으니 차분히 마음을 잡고 여행을 준비해야지 싶다.
좀 있으니 가이드분이 물을 갖다 주었고, 덕분에 목을 좀 축이고 객실 베란다에서 하바롭스끄 거리를  바라보았다.

다음날 아침 가이드분이 어제 만났던 친구들이 열차표 끊는 것을 도와줄 것이라고 전한다. 1시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다. 모두들 좋은 사람들이다. 멋모르고 무작정 온 우리로서는 귀인들을 만난 것이다.

하바롭스끄의 첫날

지도를 보고 깔라 마륵사 거리를 따라 하바롭스끄 시를 걷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길거리의 아이스크림(마로제나예) 노점상. 피자같은 것을 파는 노점상도 있었는데 피자는 별로..  거리엔 트롤리버스와 일반버스들이 많이 다니는 편이다.

한참 걷다가 레닌상이 있는 광장 에서 지도를 보며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시장 가는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김유천 거리 (울리짜 김유체나). 러시아 혁명을 위해 젊은 나이에 산화한 한국인 김유천을 기리는 길이다. 우연히 만났지만 제법 의미있는 곳이다. 중앙시장에서는 가이드분을 우연히 만나 중앙시장을 자세히 구경할 수 있었다.  햄과 치즈, 각종 고기와 빵이 풍성한 곳이다. 구석에 있는 고려인 반찬가게에서 김밥을 사 들고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해 숙소로 부지런히 걸었다.


멀다.......

30여분을 허겁지겁 걸어 숙소에 들어와 어제의 두 친구를 만났다.

표를 끊는 곳은 대략 기차역 300m 전 건물인데 그냥 허름한 건물이어서 처음오는 사람은 못 찾지 싶다. 유학생 청년이 표를 끊어주는 데 뭔가 쉽지 않다. 하바롭스크-이르쿠츠크 왕복표를 끊으려 했지만 오는 표가 없댄다. 게다가 있다는 가는 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4000루블 정도의 비싼 표다. 으와... 하지만 표를 끊었다는 것에 일단 만족이다.  
두친구들을 따라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깜소몰스카야광장 부근의 중국집 샹강. 점심때만 싸게 부페를 한다고 한다. 여기서 우린 통성명을 하여 두 친구들의 이름이 보람과 지율(천성산 지킴이 스님이름이지요?) 이란 것을 알았으며 또다른 유학생 다운씨도 알게 되었다.

식사 후 여러 카페로 자리를 옮겨 가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거의 모든 주제는 아니지만 우리들이 가진 사회적관심과도 생각이 맞아 의외로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젊지만 자신의 생각을 바로 세우고 인생을 살아가는 그 친구들이  참으로 대견하다. 이 둘 역시 이르쿠츠크로 간다고 하는데 한 2주 있다가 간다고 하니 우리와는 일정이 맞지 않겠구나... 버스정류장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첫날, 낯선 도시였지만 낯설지 않게 보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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