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베리아-바이칼여행 - 리스트뱐카

14. 리스트뱐카

아담한 숙소

이르쿠츠크 내리자 마자 매표소로 직행하여 리스트뱐캬 가는 표를 샀다. 시간상으로는 20분정도 남아 있었지만 경아씨의 마음은 바빴다. 표를 사고 나서도 기다리는데 버스는 안온다. 왠지 궁금하여 옆에 있는 러시아 아줌마한테 물어 보니 맞댄다. 아줌마도 기다리고 있는 것. 그 아줌마는 버스 올 때까지 계속 우리에게 신경쓰며 제대로 가는지 확인했다. 러시아인들은 절대 불친절하지 않았다.

버스 안에서는 리스트뱐카에서 이르쿠츠크로 장을 보고 돌아 가는 듯 많은 아줌마들이 손에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알혼섬에서 돌아 오자 마자 가는 길이어서 조금 피곤했기 때문에 리스트뱐카 가는 길은 많이 졸았다. 조금 갔을까 쭉 뻗은 고속도로 양쪽에 울창한 자작나무숲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 소설가 김종록의 바이칼이라는 책에서 나오는 숲속의 시인 미샤의 집이 이쯤 되겠지 생각하니 차에서 내려 자작나무 사이로 난 숲길을 걷고 싶어진다. 자작나무 숲길은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지 깊은 숲으로 들어가는 길도 있고, 마을이 보이는 길도 있다. 저절로 감상적인 마음이 되는 아름다운 길이다.

마을이 나오자 버스가 정차하고 장바구니를 든 사람들이 몇 내린다. 이르쿠츠크에서 가까운 마을이라 대부분의 생필품을 그곳에서 사오는가 보다.

곧 넓은 앙가라 강이 나타나고 바이칼이 펼쳐진다. 앙가라강 초입에 샤먼의 바위가 있다는데 놓쳤다.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이곳에서 버스를 내려서 샤먼의 바위를 관광하고 약간 걸어서 바이칼 박물관으로 가면 된다 했지만 숙소를 구하지 않은 우리라 일단 종점까지 간다.

종점은 제법 큰 항구다. 항구에서는 많은 노점상들이 기념품을 팔고 있었고 오물이나 다른 물고기들을 훈제하는 상인들이 줄을 늘어서 있어 연기가 자욱했다.

내려서 숙소를 잡으로 왔던 길을 거슬러 가는데 용사들의 기념비에서 무작정 숙소가 있겠지 하고 오른쪽으로 틀었다. 몇 몇 집에 방 있어요 라는 표지가 있어서 그 중 맨 앞집의 문을 두드렸다. 조금 있다가 할아버지가 나오시는데 이집은 아니라고 하면서 안내를 해 주는데, 새로 지은 집인 것 같았다. 마당에는 할아버지의 목공 작업실이 마련되어 있고 마당 가득 딸기가 무성한 예쁜 집이다.

방은 넓고 침대가 세 개인 방이었고 식탁과 취사를 위한 핫플레이트와 무선 전기주전자가 마련된 간이 콘도였는데 1인당 250루블을 달라고 하신다. 우리가 좀 깎아달라고 하여 이틀에 1400루블에 하기로 했다. 아주머니는 끓여 먹을 식수을 한 양동이 넣어 주셨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식수 한병도 넣어주셨다. 아주머니는 열쇠를 주시며 문 잠그는 법을 말씀해 주시고 나가셨다.

아늑하고 조용한 집이었다. 2층에도 4인실이 이지만 아직 완성이 안 되어 있어 우리만 쓰는 큰 집이다. 마당 위쪽에는 작은 캐빈이 두 채 지어져 있는데 그곳엔 이미 사람들이 들어 와 있었다.



 

바이칼 박물관

숙소에서 온 길을 거슬러 2km정도 지점에 있다. 여기서 500여m더 가면 샤먼 바위가 있다던데 그 땐 기억을 못했다.

박물관은 1인당 입장료가 180루블이었고 바이칼에 서식하는 생물 박제와 바이칼의 일반적인 내용, 그리고 바이칼 생물들을 기르고 있는 수족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 볼 것은 없지만 우연히 바이칼 소개 비디오가 작동되고 있길래 앉아 보면서 좀 더 바이칼의 다른 모습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수족관은 제법 크고 갖가지 물고기를 기르고 있었는데 철갑상어까지는 보았지만 신기한 물고기 골로미앙카는 보지 못했다. 심해어라서 기를 수 없는 것일까. 특히 관심을 가진 녀석은 바이칼 물개 네르파였는데 젋은 녀석과 늙은이 두 네르파가 수족관에 갇혀 있었다. 수족관은 넓은 편이었지만 니들이 워낙 체격이 커서 좁다는 느낌이다. 눈코입이 모두 한쪽에 몰린 것이 얼굴이 매우 코믹하게 생겼지만 몸놀림은 날쌨다. 실내가 어두웠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아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 전반적으로 볼 때 1인당 180루블이라는 돈은 비싸다는 생각이다. 해안이는 그냥 슬쩍 묻어서 공짜로 들어가긴 했지만.



리스트뱐카

길을 따라 형성된 전형적인 가촌이다. 니콜라이 교회 부근에 있다는 니콜라스 게스트하우스는 결국 못 찾았지만 길가를 따라 계속 현대적인 건축물들이 건립되고 있는 것이 얼마 후면 모습이 확 달라질 것 같다. 그때쯤이면 이 바이칼도 몸살을 앓겠지.

리스트뱐카 항구의 오물 훈제는 종류와 맛이 다양하니 사기 전에 먼저 향을 확인해 보고 사야 한다. 이 나라사람들이라면 먹을 수 있는 것도 우리는 못먹을 만한 것들이 있다. 크기에 따라 값이 달랐는데 1마리 먹으면 배부를 정도의 크기(25cm 정도)라면 30루블이고 작은 것은 25루블에도 판다. 오물 외에도 커다란 물고기가 있었고 대략 100루블 정도에 사는 것을 봤는데 우리 식구로서는 처리불가여서 사진 못했다.

항구의 기념품점 노점에서는 매우 값을 세게 부른다. 나중에 이르쿠츠크 향토박물관에서 안 일이지만 거의 같은 제품을 비싸게는 10배 정도까지 높여 불렀다. 예쁜 바이칼 스톤을 기념품으로 사려면 이르쿠츠크 향토 박물관이 좋을 것이다. 단순한 돌 목걸이라면 대략 개당 17-20루블 밖엔 안 하니까. 그리고 예쁜 돌이 박혀 있는 은반지가 180루블의 싼 값이었다. 하지만 이곳 리스트뱐카에서는 단순한 돌 목걸이를 200이상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게다가 돌의 상태를 가공하여 예쁘게 만든 것은 1000루블 이상 불렀다.

이르쿠츠크로 돌아오는 표는 항구의 바이칼 인포 여행사 사무실 안에 매표소가 있으니 그곳에서 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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