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반도종단여행

3. 푸켓에서의 하루   One day in Phuket

아침 7시 경에 푸겟에 도착. 하지만 사실 난감하다. 어디서 묵을 지. 홍익여행사에서 강촌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해 주신 바라, 작은 약도만 가지고 보는데 거리 감각이 안잡힌다. 임혁이네를 잠깐 터미널에 기다리게 하고 헤매다가 불이 켜진 여행사에 문의하니 직접 전화를 걸으면서 나를 바꿔 주신다. 친절한 사람들.

사장님께서 픽업하러 나와주신다는 말에 임혁이네와 함께 강촌으로 갔다. 숙소는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처음 와 보는 곳에서 이렇게 픽업 서비스까지 받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05.12.30.Phuket.Gangchon.jpg 방은 1박에 200밧으로 싸다. 다만 이불과 수건등을 주지 않는 것이 조금....그랬다. 임혁이네는 아이들 건사하기가 어려워 결국 푸겟 리조트 호텔로 옮겼지만 우린 싼 데 감지덕지하며 있기로 했다.

조금 쉰 뒤 거리를 걸어 보니 그리 큰 도시는 아니다. 관광청에서 지도를 얻어 들고 스노클을 하나 샀다. 지금부터 그리던 남국의 바다에 안기는 거야! 하고서.
아침 식사는 시장 안의 식당에서 하는데 이것 저것 다 맛있다. 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 임혁이네는 숙소를 옮기고 각자 움직이기로 했다. 짐을 놓고 다시 썽태우를 타려고 시장으로 가는데 가는 길이 무척 덥다. 햇볕이 비치는 곳은 걷기가 힘들어 계속 그늘만 찾아서 걷는다.

시장 초입에서 어렵지 않게 까따 비치로 가는 썽테우를 타고 까론 비치에 먼저 들렀다가 다시 되돌아 총 40여분을 달리니 드디어 바라던 남국의 바다. 푸겟 까따 비치가 나왔다.

해변에는 대여용 파라솔과 의자가 죽 늘어서 있고 해변 한쪽 끝에는 스노클링과 각종 해양 스포츠 장비들을 빌려주는 곳이 있다. 스노클과 수경, 오리발까지 세트로 빌려 주니 잠깐 동안 놀 거라면 이런 곳에서 스노클 장비를 빌리는 것도 좋겠다 (100밧/1일)

05.12.30.Phuket.Sungteow1.jpg05.12.30.Phuket.Sungteow.jpg05.12.30.Phuket.KataBeach1.jpg

우린 스노클링을 하고 싶어 바위가 많은 곳에서 바다에 들어갔는데 이 바위들이 이거...흉기다. 굴들이 바위 위에 많이 붙어 있어 사람 손을 탄 모양인데 사람들이 까먹고 난 껍데기가 바위에 착 붙어서 거의 칼날처럼 되어 있었다. 손이나 발을 잘못 짚을 경우 여지없이 베이게 되는데 나나 경아씨나 몇 번씩 베이고 나서야 조심조심 발을 딛게 됐다.

게다가 고운 모래가 파도에 휩쓸릴 때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데 그 바닥으로 바위가 숨어 있을 경우 밟게 되면 낭패다. 이런 낭패는 곧 벌어졌는데 경아씨가 파도에 휘청 하더니 발가락을 삐어 버린 거다. 거의 손댈 수 없을 만큼 아프다 하고 이내 발가락이 부어올라버렸다. 우린 잠시 동안 근육이 놀란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면서 일단 물 속으로 들어갔다.

경아씨는 물 속으로 들어오니 조금 낫다 하여 오리발을 끼고 스노클링을 시도한다. 바닷물이 완전히 맑지는 않지만 바위 틈새로 노니는 물고기들이 예쁘다. 가끔씩 백사장에도 병어 종류가 노니는 것이 보인다. 나나 경아씨나 수영엔 자신이 없지만 스노클을 장착하고 나니 일단 숨을 쉴 수 있어 좋다.

05.12.30.Phuket.KataMamaSeafood.jpg 한참동안 있다 보니 바닷물이 점점 빠진다. 아깐 키를 넘는 깊이에 있던 바위들도 하나 둘 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 한시간동안 물에 있었을까. 바위 위에 놓아 둔 짐을 곁는질 하느라 완전하게 놀진 못했지만 그런대로 잘 논 셈이다. 남국의 바다에 대한 첫 경험이라. 나와서 근처에 보이는 식당(까따 마마 시푸드)에서 샐러드와 볶음밥으로 요기를 하고 잠시 동안 쉬었다.

비록 열대지방의 바다지만 그늘에 들어와 있으면 그런대로 시원하다. 이윽고 타운 가는 마지막 썽테우 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오는데 경아씨는 심하게 다리를 전다. 부어오른 건 더 심해졌고. 일단 하루이틀 지나 보자 하고 마지막 썽테우(5시 30분)를 타고 타운으로 돌아왔다.

바닷물에 쩔은 몸과 놀다 피곤해진 상태라 둘다 조불조불하면서 오는데 40여분의 돌아오는 시간이 왜 그리 길던지. 시원한 바다에서 식힌 몸이 다시 점점 달아오르고 몸은 피곤에 노곤노곤하고, 영락없이 예전에 해운대 바다에서 놀다 집으로 돌아오던 적 생각이 난다. 돈 많은 사람이라면 바다에서 놀다가 바다에 면해 있는 리조트 호텔에서 몸을 씻고 느긋하게 쉬고 나면 남국의 휴양을 제대로 즐긴다고 할 것인데,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는 그런 낭만이 없다.

내가 푸켓에 있는 것인지 부산 해운대에 있는 것인지 애매...해 지면서 차라리 이런 푸켓의 바다보다는, 놀다가 고둥이나 잡아서 삶아 먹을 수 있는 우리나라 보길도가 낫다! 고 하면서 눈을 돌리는 순간, 저런!!! 학교로 보이는 건물앞 간판에 떡 하니 한자로 보길***공립학교 라고 써 있는 것이 아닌가.

헉! 하며 생각해 보니 이곳 푸켓의 이름은 한자로 보길이다. 푸켓을 한자로 쓴 시나(China)인들이 보길도라고 떡 하니 이름을 붙여 놓은 거다. 우리나라 보길도와 한자도 같다. 우리나라 남쪽의 아름다운 섬인 보길도와 시나인들이 보기에 안다만해의 진주라 불리던 남쪽의 아름다운 섬인 푸켓 사이엔 어떤 연관이 있었을까.

게다가 차라리 보길도가 낫다 했는데 지금까지 내가 보길도에서 놀던 것이라니....

우연치고는 기막힌 우연이다.

썽테우에서 내려 시장에 들러 보니 맛있는 꼬치구이를 팔고 있다. 값도 싸서 몇 개를 사들고 다리 아픈 경아씨 생각하여 오토바이 택시로 숙소로 왔다.

저녁엔 임혁이네 숙소인 푸켓 리조트 호텔 (리조트란 말을 하지만 그냥 호텔이다)에서 술을 마셨다. 이 숙소는 1000밧 짜린데 제법 고급스런 숙소다. 임혁이네도 우리랑 헤어진 뒤 빠통 비치 갔다 왔다 하는데 아주 잘 놀았다 한다. 자유여행 초보자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제법 빠른 적응력이다.

강촌 게스트하우스에서 푸켓-피피섬-끄라비를 연결하는 고속보트의 오픈티켓을 550밧에 샀다. 날짜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마음 편한 티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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